국내 당일 버스 여행 3탄 영주 부석사, 무섬마을 (내돈내산) 상편
부석사 가기 전에 배경지식을 쌓아보고자
오랜만에 독서를 해보았다.
직접 다녀오니 작가의 시점에서 보이는 모습이
나에게도 동일하게 보여, 글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무량수전 앞 안양루에 올라앉아 먼 산을 바라보면
산 뒤에 산, 그 뒤에 또 산마루, 눈길이 가는 데까지
그림보다 더 곱게 겹쳐진 능선들이
모두 이 무량수전을 향해 마련된 듯싶어 진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저자 : 최순우
나와 동시대에 학교를 다녔던 이들은
국민체조 음악 소리만 들어도 자동으로 몸이 움직여지고,
무량수전이랑 단어만 들어도 그다음은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가
익숙하게 입 밖으로 뱉어내는 기이한 현상을 겪고 있으리라 예측한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나 할까?
덕분에 강제 암기한 여러 지식들을 아직도 우려먹고 있으니
나름 감사한 마음이다.
3번째 여행지는 영주 부석사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시기가 가장 아름답다는 지인의 추천이 있었지만
사람 붐비는 걸 싫어하는 나에게는 지금이 딱 적기인듯해
바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국내 당일 버스 투어 일정 & 경비
포함 사항
리무진 우등버스
가이드 동승(노팁)
조식 김밥
중식 : 명인이 만든 청국장 정식
불포함 사항
카페 음료
총 경비(개인 경비 포함) 1인 75,000원
1일 버스 투어비 65,000원
식물원 카페 음료 7,000원
집-영등포구청 왕복버스 1500원*2=3000원
영주 부석사 가는 길
2024. 9. 3
6:30 영등포구청역 집결지에서 나 혼자 타고 출발
30분간 리무진버스 통째로 빌린 여자, 바로 나다!
첫 번째 도착지 영주 부석사
서울에서 경상북도 영주까지는 2:30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먼 거리다.
오늘은 버스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을 거라
커피와 군것질도 준비하고 역사드라마도 4회나 다운 받고 온,
나 자신의 준비성을 스스로 칭찬하며
의기양양하게 3번째 여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날 낮술의 여파로 순식간에 잠들어 버리고,
체감상 멀지 않은 거리로 온 듯한 느낌으로
부석사에 도착했다.
난 정말 운이 좋은 듯!
부석사(浮石寺)는 신라 문무대왕 16년(676년)에 의상이 왕명을 받아 세운 화엄종 사찰로서,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있다. [1]
부석사는 특히 의상이 화엄의 큰 가르침을 베풀던 곳으로,
의상을 "부석존자"라 하고, 그가 창시한 화엄종을 "부석종"이라 하는 것도 여기에서 유래한다.
[1] 1372년(공민왕 21)에 주지가 된 원응국사(圓應國師)에 의해 많은 건물들이 다시 세워졌다.
[1] 몇 안 되는 고려 시대 건축물인 부석사 무량수전이 유명하다.
무량수전 외에도 부석사에 많은 문화재들이 존재한다.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출처 :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
9월이어도 그늘이 없는 곳은 여전히 한여름이다.
부석사 입구로 들어가니
거대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경사진 길을 걸어 올라 가도 힘이 들지 않았다.
초록으로 우거진 잎들과 잘 정돈된 길이
마음까지 간결해지는 듯했다.
주중에 방문해서 오고 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부석사를 온전히 누려 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태백산부석사를 지나 걷다 보면
천왕문이 보이면서 살짝 가파른 돌계단을 걷기 시작한다.
저 멀리 안양루가 보인다.
(안양:불교에서 극락을 의미한다.)
(극락:괴로움 걱정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누각 아래 계단으로 오르다 보면 몸이 절로 수그려져서 들어가게 되는데,
그 이유가 부처님이 모셔진 곳에 들어갈 때
몸을 낮춰 겸손한 마음으로 입장하라는 뜻이라 한다.
드디어 무량수전이 눈앞에 보인다.
첫인상은 여느 사찰의 화려하고 위엄 있는 모습이라기보다는
단아한 자태에 소박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무량수전을 한 바퀴 돌며
책으로만 보았던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도 쓱 만져보았다.
오로지 자연의 일부인 흙, 돌, 나무로만 만들어진 과거의 건축물에
조상님들의 예술적, 과학적 지혜에 새삼 존경심을 가지게 된다.
보통의 불상은 건물 중심에서 밖을 바라보고 위치하는데
특이하게도 무량수전의 불상은 동쪽을 향해 자리 잡고 있다.
해설가에 의하면 "아미타불이 서방 극락세계에 있다는 불경의 내용에 기반해
동쪽 방향을 바라보게 되었다."라고 한다.
절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무량수전을 뒤로 한채 바라보는 전망은
일 년 365일 매일이 아름다운 모습일 거라 생각된다.
안양루 처마밑 그늘에서
한참 동안 자연이 준 풍광을 만끽했다.
두 번째 도착지 영주시지정 향토음식점 자미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지만
밥때가 되니 배가 고파진다.
부석사 입구에 위치한 "자미가"는
영주 부석태 콩으로 전통방식으로 담근 장으로 음식을 만드는 한식당이다.
사장님이 전통장류발효 부분 명인이라 한다.
오늘의 메뉴는 산들정식이다.
노릇노릇 잘 구워낸 자반고등어에
두부 가득 청국장과 12가지 반찬,
묵무침까지 집밥처럼 속 편한 밥상이었다.
사과를 매콤하게 무친 찬도 상큼하니 맛있었고
각종 나물들은 심심하게 간이 되어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할 정도였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음식 사진을 찍어야 하는 본분을 잊었다.
부석사를 다시 온다면 또 들리고 싶은 맛집이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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